"실습은 실습답게 취업은 취업답게" 현장실습 노동인권 토론회 열려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1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북의 한 특성화고 여고생 홍 모(17) 양 사망사건을 계기로 산업체 현장실습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장실습 문제는, 취업률로 학교를 평가하는 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이유로 학과나 전공과 무관한 노동현장에 마구잡이로 내몰려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데 있다. 더 심각한 점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현장실습의 실태를 파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체 현장실습 대안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는 콜센터 현장실습 홍 양 사망사고로 본 특성화고 현장실습 노동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문제와 대안을 진지하게 살폈다.
홍 양이 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 추적하는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밝힌 강문식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홍 양이 생전에 느꼈을 고통을 설명하며 울먹거렸다. 홍 양은 전북의 한 특성화고에서 애완동물학과를 전공했지만 '현장실습'한 곳은 전공과는 무관했다. 홍 양이 사회 첫 발을 내딛은 곳은 이동통신사 고객센터, 그 중에서도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고객을 설득시키는 이른바 해지방어부서다. 상담원들 사이에서 '욕받이 부서'로 불릴 정도로 감정노동이 극심한 곳이다. 근속연수가 0.86년에 불과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했지만 홍 양은 다른 재직자들이 보기에도 대단한 성과를 일구며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집행위원장은 "유가족이 가장 애통해하며 이야기하는 때는 1월 10일이다. 홍 양은 지난해 12월까지 열심히 일했고 실적도 좋았다. '이 나이에 이렇게 하기 쉽지 않다'고 할 정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데 1월 10일에 기대했던 성과급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현장실습을 하며 노력했는데 노동의 대가를 무시당하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학생의 감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홍 양의 죽음에는 여러가지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맞물려 있다. 노동자가 회사의 소모품처럼 일하다 결국 목숨까지 잃는 재벌 하청구조와 감정노동 문제가 있고, 재벌이 책임을 계속 외주화하는 구조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시도교육청이 현장실습을 전혀 파악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현장실습 학생들이 철저하게 인권과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지적했다.
김인아 한양대 의대(직업환경의학) 교수는 현장실습생을 보며 이주노동자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낯선 환경에 처음 들어가 어리다는 이유 등으로 일종의 배제를 당하며 '외부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반강제적인 조건에서 일하는데다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배워야 하는' 학생이 노동현장에 나가야 하는 것도, '학생' 신분임에도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 것도 모두 부당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현장실습이란 이름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인천비즈니스고 교사를 지낸 하인호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의 목표가 '취업'인지, 파견형 '현장실습'인지 분명히 물어야 한다. 현장실습을 넘어 특성화고 교육과정이 왜 존재하고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현장실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제도적 변화를 촉구했다.
하 활동가는 사회가 '현장실습'을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빼앗는 제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습은 실습답게 취업은 취업답게 해야 한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필요하면 교육청이 현장실습운영위원회를 두고 심의하고 교육감이 이를 승인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활동가는 "현장실습 문제는 답이 있다. 실습이 필요하면 학교 안에서 체험학습 형태로 하고, 취업은 졸업 후 경력으로 쌓을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직업 교육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현장실습은 학교 차원에서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직업교육을 잘한다는 독일·핀란드·스웨덴 등을 보면 노사정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현장실습을 현장실습답게 하도록 방안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고, 현장실습을 정상화할 수 없다면 현장실습 제도를 폐지하고 대안적 형태의 직업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양이 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 추적하는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밝힌 강문식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홍 양이 생전에 느꼈을 고통을 설명하며 울먹거렸다. 홍 양은 전북의 한 특성화고에서 애완동물학과를 전공했지만 '현장실습'한 곳은 전공과는 무관했다. 홍 양이 사회 첫 발을 내딛은 곳은 이동통신사 고객센터, 그 중에서도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고객을 설득시키는 이른바 해지방어부서다. 상담원들 사이에서 '욕받이 부서'로 불릴 정도로 감정노동이 극심한 곳이다. 근속연수가 0.86년에 불과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했지만 홍 양은 다른 재직자들이 보기에도 대단한 성과를 일구며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집행위원장은 "유가족이 가장 애통해하며 이야기하는 때는 1월 10일이다. 홍 양은 지난해 12월까지 열심히 일했고 실적도 좋았다. '이 나이에 이렇게 하기 쉽지 않다'고 할 정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데 1월 10일에 기대했던 성과급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현장실습을 하며 노력했는데 노동의 대가를 무시당하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학생의 감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홍 양의 죽음에는 여러가지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맞물려 있다. 노동자가 회사의 소모품처럼 일하다 결국 목숨까지 잃는 재벌 하청구조와 감정노동 문제가 있고, 재벌이 책임을 계속 외주화하는 구조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시도교육청이 현장실습을 전혀 파악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현장실습 학생들이 철저하게 인권과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지적했다.
김인아 한양대 의대(직업환경의학) 교수는 현장실습생을 보며 이주노동자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낯선 환경에 처음 들어가 어리다는 이유 등으로 일종의 배제를 당하며 '외부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반강제적인 조건에서 일하는데다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배워야 하는' 학생이 노동현장에 나가야 하는 것도, '학생' 신분임에도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 것도 모두 부당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현장실습이란 이름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인천비즈니스고 교사를 지낸 하인호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의 목표가 '취업'인지, 파견형 '현장실습'인지 분명히 물어야 한다. 현장실습을 넘어 특성화고 교육과정이 왜 존재하고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현장실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제도적 변화를 촉구했다.
하 활동가는 사회가 '현장실습'을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빼앗는 제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습은 실습답게 취업은 취업답게 해야 한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필요하면 교육청이 현장실습운영위원회를 두고 심의하고 교육감이 이를 승인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활동가는 "현장실습 문제는 답이 있다. 실습이 필요하면 학교 안에서 체험학습 형태로 하고, 취업은 졸업 후 경력으로 쌓을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직업 교육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현장실습은 학교 차원에서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직업교육을 잘한다는 독일·핀란드·스웨덴 등을 보면 노사정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현장실습을 현장실습답게 하도록 방안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고, 현장실습을 정상화할 수 없다면 현장실습 제도를 폐지하고 대안적 형태의 직업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출처 : 뉴스 한국 2017. 3. 22
* 해당원본글
http://www.newshankuk.com/news/content.asp?fs=1&ss=3&news_idx=201703222302531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