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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정규직화 해법은 ①] 우리가 싸우는 이유
    • 등록일 2021-07-06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84
  •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정규직화 해법은 ①] 우리가 싸우는 이유
    장현경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부산지회 정책부장

     

    저는 2010년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에 입사했고 올해로 11년째 살아남은 베테랑 상담사입니다.

     

    살아남았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16명의 동기 중 교육 기간에 8명이 중도 하차했고 팀 배정후 1년도 안 됐을 때 6명이 퇴사했기 때문입니다. 한 기수에 두 명이면 많이 살아남았다 할 정도로 최저임금 수준의 열악한 근무환경, 비인간적인 노동강도에 다들 혀를 내두르고 달아납니다.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휴게시간 1시간인데도 출근은 항상 8시40분까지였습니다. 조기출근 후 각종 교육이나 업무시험을 쳤습니다. 물론 시간외 수당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늘 넘쳐 나는 통화량으로 점심시간은 40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점심 종료 전 5분 전에는 착석 후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35분 안에 컵밥·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양치하고 자리에 앉기 바쁩니다. 옆에 동료와는 인사할 시간도 없기에 내 옆에 앉은 동료가 누구인지 관심도 없습니다. 어느 날 안 나오면 퇴사한 겁니다.

     

    새롭게 변경된 법률·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전달 교육은 각 센터별 교육강사가 상담사에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교육강사의 역량에 따라 교육수준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수시로 변경되는 제도 때문에 늘 교육에 목말라 있는 상담사들을 공단이 직접 고용해 정규직과 동일한 자료로 동일한 교육을 해 달라는 지극히 당연힌 요구를 하는 것입니다.

     

    한 번은 팀별 프로모션이라고 하면서 한 달 동안 결근자가 없는 팀은 10만원씩 주겠다고 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결근을 하면 그 팀은 10만원을 받지 못합니다.

     

    대상포진에 걸렸어도 ‘나 때문에 팀 전체가 피해를 보는 건 아닐까. 내가 공공의 적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출근을 강행하는 동료도 있었고, 팀별 성과제도 때문에 아픈 아이를 데리고 옆에 눕혀 두고 울음을 삼키며 전화를 받는 동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프로모션이라는 명목으로 지급하는 금액도 실은 직접인건비이기에 모든 직원에게 주는 게 마땅한데도 경쟁으로 내몰아 성과별로 지급하는 것이 민간위탁 업체입니다. 민간위탁 업체는 건강보험의 공공성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2년 후 입찰경쟁에서 공단과의 재계약을 연장하는 것에만 목숨을 거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매달 면접을 볼 정도로 신입 상담사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그럴수록 전문성은 떨어지고 고객 서비스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담사들이 공단에 직접고용돼 고용이 안정되고 소속감이 생기게 되면 자연적으로 장기근무자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가입자에게 보다 더 전문적인 상담 기회를 제공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일부 언론은 연일 공정이라는 꼬리표와 노노갈등 프레임으로 차별을 정당화하며 오로지 기회의 공정만이 청년세대의 시대정신인 양 호도하고 있습니다. 고객센터 직영화가 청년일자리를 뺏는다고 하는데 고객센터에도 2030 청년들이 많이 근무 합니다.

     

    구의역에서, 화력발전소에서, 평택항에서 목숨을 잃은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는 청년이 아닙니까? 이 나라가 말하는 청년은 고학력·고스펙만 청년인 것입니까?

     

    세상에 모든 비정규직이 양질의 일자리가 되면 결국엔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생계를 포기해 가며 투쟁한 지 5개월이 돼 갑니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정규직 직원의 인권 무시적 발언과 비아냥거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옳기에 그 어떤 비아냥도 견뎌낼 것입니다. 노동하는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공정한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워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의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 것입니다. 이번 투쟁이야말로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 끝장 투쟁이 될 것입니다.

    장현경

     

    * 출처 : 매일노동뉴스 2021. 7. 5

  • 링크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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