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채용 놓고 노.노 갈등, 인천공항 연내 정규직화 물거품 위기.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모습|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비정규직인 아웃소싱 노동자들의 정규직화가 노노(勞勞)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1000여 명이 가입한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공사 직원 채용은 공개경쟁 채용이 원칙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사회정의 실현과 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일부 비정규직이 주장하는 전원 고용승계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선점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무조건적인 채용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전수 조사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반한다”며 “공공기관 채용은 합당한 절차의 공개경쟁 채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가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공개경쟁을 통해 직무검사와 서류전형, 필기시험 1(실무진)·2차(경영진) 면접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개경쟁을 통해 비정규직이던 폭발물처리반(EOD) 16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당시 인천공항에는 비정규직 EOD 요원 14명이 있었지만 공개경쟁 절차를 거치면서 5명은 탈락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젊은 직원 350여 명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단톡방’을 만들어 “자신들은 200∼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는데 비정규직들은 ‘무임승차’하려 한다며 정규직화에 집단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 인천공항 아웃소싱 노동자 9975명 중 30% 정도가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인천공항 정규직 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이다.
반면 민주노총은 전원 직접고용과 해고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경쟁채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직접 고용 최소화 입장 철회와 경쟁채용 위협 중단, 임금·처우 개선 약속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 정규직화 방안을 논의하는 ‘노(노조)·사(사측)전(전문가)협의회에 불참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민주노총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등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15일 노사전협의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호소’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직원의 임금(평균 8056만원, 초임 4334만원) 수준에 맞춰 달라거나, 정규직 직원들과 승진 경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정규직화는 인천공항 개항 이후 17년간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우소싱업체 60곳 중 46개 업체가 아직까지 중도 계약해지를 안 해줘 인천공항 정규직화가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노·노 갈등까지 겹쳐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약속한 “인천공항 연내 1만명 정규직화”는 사실상 물거품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 출처 : 경향신문 2017. 11. 14
* 해당원본글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141637001&code=940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