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사망' 태안화력 특별감독 법 위반 1000건 넘어 “원청 노력해야”
지난달 11일 오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를 점검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을 거둔 하청업체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생전 모습.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제공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사망사고 이후 정부가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본부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산업안전 관련 위반사항이 1029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태안발전본부 및 관련 업체들은 김용균씨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된 설비 관리부터 작업환경 및 협력업체 관리·감독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특별감독반은 15일 오전 태안발전본부에서 지난 4주동안 이뤄진 특별근로감독 잠정 결과를 현장 관계자들에게 보고했다. 이번 특별근로감독은 김용균씨 사고 엿새만인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태안발전본부 및 석탄운전·정비업체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근로감독결과, 산업안전 관련 위반 사항은 태안발전본부에서만 865건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중 685건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과태료는 3억 7000만원에 달했다. 한전산업개발·한전KPS 등 18개 석탄운전 및 정비 업체에서도 164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이중 43건은 사법처리 대상으로 알려졌다. 양측을 합치면 위반 건수만 1029건을 넘고, 사법처리 건수는 728건을 넘는 셈이다.
주요 위반사항으로는 추락위험 방치 등이 꼽혔다. 바닥에 구멍이 뚫린 ‘개구부’ 등에 추락위험 방지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만 213곳에 달했다. 안전난간의 구조나 안전통로가 부적정한 곳도 115건 적발됐다. 특별감독반은 이 같은 위반사항에 대해 원청이 협력업체의 현장을 검토해 대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계·설비 대부분이 서부발전의 소유인만큼 사실상 위험을 제공하는 서부발전이 주도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태안화력발전소 옥내저탄장 사진. 연합뉴스
김용균씨의 목숨을 앗아간 석탄운송 설비의 문제점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먼저 특별감독반은 석탄운송 컨베이어 벨트가 대표적 위험 설비임에도 불구하고 원청 간부 및 책임자들이 현장 점검을 한 차례도 하지 않는 등 개선 의지가 미진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현장과의 소통을 꼽았다. 원청이 현장 노동자들과 만나는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원청 최고경영자가 나서 안전상 문제점의 개선 상황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또 컨베이어 벨트에 쌓이는 분탄·낙탄 제거와 기술 상의 보완책 등이 강조됐다.
특별감독반은 이례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원하청 계약 상의 문제도 짚었다. 원청이 획일적으로 도급액을 산정하고, 계약시 일부 독소조항을 포함시키는 관행이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도급계약은 한번 계약이 이뤄지면 중도 변경 절차가 없다. 게다가 경쟁입찰이 이뤄지면서 필수인력보다 사람을 줄인 무리한 인력 계획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독반은 2인 1조 근무 지침과 주 52시간 노동 등을 고려해 소요 인력을 재산정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이효상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2019. 1. 15
* 해당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1151851001&code=9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