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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ILO, 한국 정부에 핵심협약 ‘선 비준 후 입법’ 공개 제안
    • 등록일 2019-05-10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4
  • ILO, 한국 정부에 핵심협약 ‘선 비준 후 입법’ 공개 제안

     

    코린 바르가 국제노동기준국장

    서울지방변호사회 심포지엄 연설

    “법제 완벽해질 때까지 비준 미루면

    노동권 보호 진전 더욱 지체돼”

     

    코린 바르가 국제노동기구 국제노동기준국장이 9일 열린 ’노동기본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아이엘오 핵심협약 비준 방안 심포지엄’에서 동영상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법제가 완벽해지고 모든 이해당사자가 만족할 때까지 핵심협약 비준을 미룬다면 노동권 보호 진전은 더욱 지체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선 비준 후 입법’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국제노동기구는 그동안 선 비준은 가능한 방법 중의 하나지만, 비준과 법 개정 순서는 각 국가가 정할 사안이라는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논의가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선 비준을 사실상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협약 등 국제노동기준을 총괄하는 코린 바르가 국제노동기구 국제노동기준국장은 9일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노동법연구소 해밀이 공동주최한 ‘노동기본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아이엘오 핵심협약 비준 방안 심포지엄’의 특별연설을 통해 이런 뜻을 밝혔다. 참석을 대신해 보낸 동영상 연설에서 그는 “비준은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국제노동기준 준수 여부를) 판단받을 것을 수용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약속하는 것”이라며 “핵심은 약속이고, 이는 일자리, 일, 노동관계의 지속적인 변화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은 이행 약속을 분명히 하면서도 복잡하고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을 최종적으로 수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는다. 국제노동기준은 처음부터 협약 비준과 발효 사이에 1년의 유예기간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국제노동기구의 핵심협약 8개 가운데 ‘결사의 자유’(87호·98호)와 ‘강제노동 철폐’(29호·105호) 네 가지를 20여년째 비준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유럽연합(EU)이, 한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도 약속한 핵심협약 비준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분쟁 해결 절차를 개시하면서 한국에서의 관련 논의도 본격화됐다. 정부는 ‘선 입법 후 비준’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관련법인 노동조합법 등의 개정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이 확연히 갈리는데다 국회마저 공전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상황이다.

     

    우선은 한국 정부도 국제적인 노동기준을 지키겠다고 ‘약속’해 그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며, 관련 입법 문제는 비준 뒤 1년이라는 유예기간 동안 해결할 수 있다는 코린 국장의 발언은 이런 국내 상황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한 이용우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는 “국제노동기구는 노사정 3자가 함께 들어가있는 기구인데, 이번에 어떤 의견을 낼지 내부적으로 매우 신중하게 논의했다고 들었다. 총회나 이사회의 결정은 아니지만,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공개적으로 이런 제안을 한 것은 상당한 무게감이 있다”고 말했다.

     

    코린 국장은 또, 한국 정부가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분쟁·갈등적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수준에서 비준은 노사 양쪽의 신뢰를 강화하고, 대립적인 환경을 대화로 바꿔내는 데 필수적이고 중요한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한국은 분쟁과 갈등 위주인 제소 기반 절차의 틀 안에서 ‘결사의 자유 위원회’를 통해 점검을 받아왔다. 하지만 협약 비준국들은 기술적인 문제가 다소 남아있더라도 아이엘오 감시감독기구의 정기점검 절차를 통해 자신들의 문제를 설명하고, 협약 이행에 관한 대안을 제안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국제노동기구의 감시·감독 기능인 점검 절차와 관련돼있다. 국제노동기구의 점검 절차엔 크게 정기점검과 특별점검 두 가지가 있다. 정기점검은 협약을 비준한 모든 회원국이 정기적으로(핵심협약은 3년, 일반협약은 5년) 전문가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개선방안을 제안받는 일반적인 절차다. 반면 특별점검은 해당국이 특정한 협약을 위반했을 경우, 노사단체나 타국 정부 등이 진정 또는 제소를 할 경우 조사하는 것으로, 일종의 분쟁 해결 절차에 해당된다. 한국은 그동안 민주노총 등의 진정으로 ‘결사의 자유 위원회’로부터 여러 차례 특별점검과 특별권고를 받아왔다.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특별점검은 국제노동기준을 위반한 국가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이런 망신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코린 국장은 핵심협약 비준이 시기 상조라는 국내 경영계 등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연구에 따르면 노동기본권 존중은 경제 성장과 기회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경쟁력이 낮은 노동기준이 아니라 혁신,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에서 비롯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조화로운 노사관계 환경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점을 인식해왔다.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비준은 (경쟁의) 규칙을 분명하게 만들고, 이 규칙이 세계 전역에서 공정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믿음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 출처 : 한겨레 2019. 5. 9

    * 해당원문 :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8932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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