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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국대 청소노동자 농성현장을 다녀와서
    • 등록일 2018-03-20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30
  • 동국대  청소 노동자 농성현장을 다녀와서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이주형 신부

     

    지난 1월 29일부터 시작된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의 본관 점거 농성이 50여일이 넘어서고 있다.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감원을 계획 중인 학교 당국과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충돌한데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퇴직인원에 대한 신규채용을 하지 않다보니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인원은 감축되고 근무 조건은 열악한데서 빚어진 결과였다. 그리 많은 월급을 받지도 못하지만 그들에겐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에 그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을 시작한 것이다.

     

    평일 오후 동국대학교 본관을 직접 가보았다. 본관 입구에서 총장실로 이어지는 복도와 내부의 홀에는 수십일 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청소 노동자분들이 계셨다. 그냥 그들은 평범해보였고 내 친구의 어머니, 성당의 신자가 연상되는 그런 보통의 아주머니들이셨다. 그런데 대부분 지치고 기운이 딸리신 모습이 역력하셨다. 순간 마음이 아팠다.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길래 천주교에서 왔다고 했더니 대부분 반가워하시며 나에게 빨리 해결되도록 도와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빨리 집에 가고싶다고 하셨고 어떤 분은 빨리 해결되어 이제 성당에서 미사도 드리면 좋겠다고 했다. 순간 너무 죄송했다.

     

    필자도 청년시절에 일반대학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빈교실을 돌며 청소를 하시던 아주머님들이 있었다. 빗자루질을 하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자기 아들, 딸 뻘되는 학생들이 담배꽁초와 먹다 버린 테이크아웃잔으로 어지럽힌 쓰레기통을 치우는게 그분들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때도 그분들에게 감사하거나 죄송한 마음을 가지진 못했다. 그런 것을 당연하게만 생각했다. 이제야 부끄럽다.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교내 학생들이 사태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고 점거농성과 교섭을 시도하곤 있지만 해결이 쉽지는 않아보인다. 재정부담을 이유로 학교는 교섭에 묵묵부답인데다, 당사자들인 청소노동자들은 대부분 연로하신 자매님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국대 총동창회는 이번 사태를 노동자들의 불법파업이라 선고하여 심히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가톨릭 교회는 인간 노동을 논함에 있어 그의 노동에는 그의 인격과 존엄이 서려있다고 가르친다(간추린 사회교리 268-271항). 즉, 그가 정당하고 올바른 목적과 방법으로 노동을 한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귀하며 그의 노동이 인격과 분리될 수 없음을 천명한다. 그런데 만일 “학교에서 일하는 우리도 같은 구성원입니다.” 라고 어떤 청소 노동자가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일까? 아니다. 교회적 가르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어려운 전공 공부를 하는 나는 고상한 인격체이고, 외국 유학을 다녀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나는 훌륭한 사람임은 당연하지만 청소를 하고 그래서 봉급조차 충분히 받지 못하고,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는 이들은 낮고 천한 사람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리고 누구도 그렇다고 이야기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곳에서 말로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보니 지속적으로 돈이 인간 위에 군림한다. 돈 때문에 사람의 삶이 망가진다. 그리고 계속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의 고단함만 늘어간다.

     

    조선 시대 서산대사는 “가난한 이가 와서 구걸하거든 분수껏 아까워 말고 나누어 주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삶,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한몸으로 생각하고 보시하라.”(서산) 가르치며 불가의 가르침을 자비와 사랑으로 설파했다.

     

    노동사목위원회는 금번 사태에 대해 당사자인 동국대의 책임있는 해결을 바란다. 비용과 자본의 논리보다 배려와 자선이라는 불교적 가르침을 깊이 각인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숙한 선택을 보임으로 우리 사회에 부처님의 자비를 보이길 희망한다. 이번 사태의 원만하고 상호상생적인 해결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우리 사회에 사랑과 자비의 가르침을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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