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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 불안정한 미조직 노동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등록일 2020-01-31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87
  •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이주형 요한 신부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 찬미예수님

     

     일찍이 가톨릭교회는 교회와 세상에 대해 “교회는 모든 민족과 국가에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구원은 경제와 노동,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사회와 정치, 국제 공동체, 문화와 민족 간의 관계와 같은 실재들을 통하여 이 세상에도 현존한다”라고 가르칩니다.(사회교리, 1항) 또한 교회는 자신의 사회교리를 제시하며 실제로, “하느님의 지혜에 부합한, 정의와 평화가 요구하는 바를 사람들에게 가르친다.”(사회교리, 2항)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회문제에 무관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여러 현안에 함께 해야 함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작년 7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현재 한국 사회의 사회갈등과 불안이 심하다는 분석입니다. 사회가 불평등하며, 높은 지위를 위해 부패할 수밖에 없고, 계층 이동이 취약하고, 사회적 신뢰도가 낮다는 인식이 높으며 이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절실하다 합니다. 가령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63.15%),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용할 것 같아 불안하다(54.24%)는 응답률이 높으며, 같은 기관의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지가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회 연계 지원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72.37점)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한국 사회는 여전히 유교적 가치관이 강하고, 촛불집회에서 드러나듯 아직까지 가족과 조직에 대한 공동체성이 강하다고 반론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적어도 지금의 무한 경쟁과 각자도생이라는 현실에 비추어,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불신, 불안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입법을 통한 법제와 제도를 비롯해서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는 구조적 불평등과, 궁극적으로 우리의 무관심과 욕심에 이르기까지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갈등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들은 대단히 복합적이고 입체적입니다. 그리고 역으로 말해 사회갈등을 포함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동분야도 사회갈등이 빈번히 일어나는 영역입니다. 전 세계적인 글로벌 경쟁과 저성장 시대의 도래, 4차 산업혁명은 고용불안과 끊임없는 혁신 등 노사 양측에 매우 큰 부담을 야기합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으며, 그마저도 사람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하고, 세계 경제는 매우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크고 작은 각종 사업장에서 노사 간 이해갈등이 첨예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립니다. 또한 고용현장에서 저학력, 저숙련, 여성과 노인, 청소년, 장애인들과 외국인 등 상대적으로 약한 이들이 그런 어려움에 더 많이 노출됩니다. 그러나 노동문제는 일자리와 삶을 포함한 인간 존엄의 문제이기에 무관심하게 넘어갈 수 없습니다. 경제와 고용을 안정시키면서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이고 법제화된 안전망 확충을 비롯한 많은 노력이 요청됩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개선입니다. 정부 정책을 비롯한 노동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격려와 비판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그들과 함께 함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노동이 단지 먹고사는 문제, 임금과 내 개인의 행복만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소중한 노력임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노동사목위원회는 일과 노동은 그 자체로 축복이자 하느님의 선물이며, “노동을 통해 사랑을 열매 맺는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며 노동이라는 영역에서 복음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세상을 비추는 복음의 가치란 무엇입니까?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등불처럼 올려놓고 노동현장에서 “인간 존엄”, “약자에 대한 배려”, 소외와 배제가 아닌 “함께와 동반”,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이에게 구원의 빛을 비추는 것입니다.


     오늘 미사를 통해 노동현장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을 기억합니다. 국내 노동현장에서 한 해에 2천 명 가까이 다치고 돌아가시는 비극이 사라지도록, 힘들고 불안한 일자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약한 이들에게도 존엄과 권리가 주어지도록, 또한 실업과 고용불안, 불안정한 일자리, 육체적으로 고되고 힘든 일을 하는 많은 분들에게도 위로와 도움이 전해지도록,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그분의 도구이자, 오늘 복음에서 이야기하는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 되길 다짐하며 모두 정성껏 기도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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