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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milia 2018-08]2018년 11월 18일 연중 33주간 강론
    • 등록일 2018-11-1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69
  • 2018년 11월 18일 연중 33주간 주일 강론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수용 이냐시오 신부

     

    찬미예수님.. 

     

    언제나 이맘때가 되면 우리가 입에 달고 말하는 두 음절의 부사가 있습니다. 바로 “벌써”라는 단어입니다. ‘벌써 11월이네.’, ‘벌써 연중이 다 끝나가네.’, ‘벌써 연말이네.’.... 등등의 표현으로 사용합니다. 아무래도 연말이 되면 시간이 더욱 빨리 흘렀다고 느끼기에 자주 이 말을 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벌써 연중 33주일입니다.

     

    ‘벌써’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이즈음이 되면 우리는 복음 안에서 특별히 마지막 순간을 두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종종 듣게 됩니다. 평일 미사의 복음도 그러하고, 주일 미사의 복음도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들은 오늘 마르코 복음 13장 24-32절의 말씀도 마지막 순간의 상황을 두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때가 되면 큰 환난이 일어난 뒤에 해는 어두워지고 달을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이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모든 것이 변해도 수백만, 수천만 년도 넘는 시간동안 변하지 않던 해와 달, 그리고 하늘의 천체가 빛을 잃어 땅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분명 공포의 순간으로 다가옵니다. 나약한 인간으로서 그 때가 오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이고, 그렇게 무기력하게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너무나 무섭게 들려옵니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한 해가 다르게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태풍, 폭염, 혹한, 지진, 해일 등의 뉴스들은 이제 그 마지막 순간이 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에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핵기술 사용으로 인한 재앙과, 전쟁의 공포도 끊임없이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신종 질병의 등장과 유전자 조작의 남용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암담하게 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오늘 복음은 분명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분명 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복음이 이야기 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첫째, 이 세상에는 반드시 마지막이 있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로 그 마지막의 순간이 무서울 지라도 하느님께서는 함께 하신다는 것, 마지막 세 번째는 그리스도를 통해 그 마지막은 완성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 세상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갑니다. 현대의 인류는 무분별하게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일회용품을 쓰고, 엄청난 양의 생산과 그만큼의 소비, 그리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폐기물을 만들며  마치 이 지구가 영원할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지구가 영원할 수 없다는 경고음은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시대 이전보다 불과 1-2도 올랐을 뿐인데, 우리는 예전에 전혀 없던 기후변화를 매년 심각하게 느낍니다. 여름은 점점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욱 매서워 집니다. 이 모든 것이 후대를 생각하지 않고 오늘만을 위해 살아온 이 시대가 겪어야 하는 재앙과 같은 상황입니다.

     

    그러하기에 세상 종말을 이야기하시는 오늘 복음은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정말로 그 종말이 코앞에 닥쳐 온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단순히 세상의 끝을 이야기하시며 공포심을 조장하시려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이 순간이 바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할 때라고 깨달을 수 있다면, 그 끝은 분명 완성으로 나아가는 때가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 발표된 프란치스코 교종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한 구절을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교종께서는 이 세상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하시며 이는 세대 간 정의의 문제임을 지적하십니다.

     

    161항. 종말에 대한 예언은 더 이상 비웃거나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엄청난 폐허와 사막과 오염을 남겨 줄 수 있습니다. 소비, 낭비, 환경 변화의 속도는 지구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생활 방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기에 이미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재앙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현재 불균형의 영향을 줄이는 것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하는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최악의 결과를 감수하게 될 이들이 우리에게 제기하는 책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종말은 분명 하느님 완성의 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 때와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고 이야기 하시지만, 분명 그 때는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때가 바로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야 하는(마르 13, 29) 때입니다. 우리는 오늘의 종말과도 같은 상황에서 공포에 떨 것이 아니라, 이 시기에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 그리스도인으로 실천해야 할 것을 기억하며 이 시대가 하느님을 향해 회개할 수 있도록 믿음을 간직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화석연료를 줄이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것, 덜 생산하고 덜 사용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 바로 지금 문 앞에 와 계신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한 우리의 구체적 신앙의 모습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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