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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화물차, 어쩌다 흉기? “부적절 운임체계 탓”…호주·미국·네덜란드 화물차 노조·연구자 만나보니
    • 등록일 2019-09-02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43
  • 화물차, 어쩌다 흉기? “부적절 운임체계 탓”…호주·미국·네덜란드 화물차 노조·연구자 만나보니

    시간 아닌 건당 노동의 대가
    과속·과적으로 위험 내몰려
    한국도 파업 끝 한시적 도입…“안전운임이 생명을 구한다”

     

    한국보다 앞서 안전운임제가 도입된 호주의 운수노조 집행부 등 국제운수노조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사와 인터뷰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팀 비티(미국), 이고르 노사르(호주), 매트 드레이퍼(국제운수노련), 제이슨 월터스(호주), 김정한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본부장, 팀 도슨(호주), 에드웬 아테마(네덜란드). 강윤중 기자


    “안전운임이 생명을 구한다!(Safe rates save lives!)”


    호주의 화물차 운전자들은 2005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항만을 점거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3일간 컨테이너 하나도 항만에 드나들지 못하게 봉쇄한 극단적 파업이었다. 이보다 2년 앞서 한국에서도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있었다. ‘물류대란’이 일어났고 노·정의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


    양국 화물 노동자들이 극단적 투쟁을 불사하며 요구한 것은 일종의 최저임금인 ‘안전운임’ 도입이었다. 최저임금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만, 노동자처럼 일하고 자영업자로 취급받는 특수고용노동자인 화물 운전자는 시급이나 월급이 아닌 건당·중량당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다보니 대기시간은 길고 과적·과속은 잦다. 화물차를 ‘도로 위의 흉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처절했던 싸움 이후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에는 2008년 안전운임제가 도입됐다. 안전운임은 운수 노동자용 최저시급을 만들어 일한 시간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한국도 내년부터 안전운임제가 시행된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각국에 안전운임제 도입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기에, 한국의 안전운임 도입에 대한 국제 노동계의 관심도 높다. 이미 안전운임을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호주와 미국, 네덜란드 화물차 운전자 노조와 연구자들이 지난달 27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안전운임 도입 후 달라진 호주의 상황을 소개하며 “안전운임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도로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에서 10년간 화물차를 운전한 호주운수노조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지부 간부 제이슨 월터스는 지난달 2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물류창고에서 항만까지 30㎞ 거리를 1번 오가면 40달러를 받았다. 한번에 더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해 물류창고에서 오래 기다리다보니 하루 18시간까지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당시 타이어 교체비가 600달러였으니 차량 유지보수는 이들에게 ‘사치’였다. 과적도 비일비재했다. 현장 경력 13년차인 호주운수노조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지부장 팀 도슨은 “안전운임 도입 이전 호주에서 운수산업 노동자는 사망사고 발생률이 다른 산업 노동자에 비해 13% 정도 더 높았다”고 했다.


    안전운임 도입 전의 호주 상황은 한국 운수산업의 현재 상황과도 다르지 않다. 한국의 화물차 과적 적발 건수는 2015년 이후 매년 4만6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 교통사고와 달리 화물차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오히려 증가 추세다. 치사율 역시 일반 교통사고 대비 2배 이상 높다.


    ILO의 안전운임 가이드라인 제정 과정에서 노동자그룹 자문을 맡고 있는 변호사 이고르 노사르는 “안전운임이 도입되면 안전규제를 위반하거나 차량 유지보수를 소홀히 할 이유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임금이 10% 인상될 때마다 사고 가능성은 6~4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노총에서 조사연구실장을 맡고 있는 에드윈 아테마는 “네덜란드는 적정임금이 도입된 후 차에서 숙식하던 화물차 노동자들이 집에서 잠을 자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 등 훨씬 더 인간적인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호주는 안전운임을 도입하면서 화물차 운전자뿐 아니라 택배노동자 등에게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해외에서는 플랫폼 배달노동자 등 최근 증가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전반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3년간 한시적으로 안전운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안전운임위원회는 오는 10월31일까지 2020년에 적용할 안전운임을 결정할 계획이다. 김정한 화물연대본부장은 “지난 17년간 안전운임 도입만 바라며 여기까지 왔다”며 “화물차 사고로 한 해에만 수백명이 도로에서 사망하는 위험한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상·정대연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2019. 9. 2
    * 해당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012158005&code=9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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